여여얼굴

태극기

여여얼굴 2009. 9. 26. 23:54

사진이야기 | 2007/04/06 21:49

태극기

IMF 그 때에 서울역, 서울거리를 돌아다니며 찍었던 흑백사진으로 만든 24컷 이야기를 찾았더니, 2007년 4월 상황과 무척 닮아 있다.
내 또다른 블로그에서 2009년 9월 가져와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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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전한다.

무슨 상관이랴.

나는 벚꽃구경을 갔다가 혹은 봄의 정취를 만끽하다가

그저 뼈 있는 쇠고기라도 사먹을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한 노릇인가.

한우보다는 값싼 것을 먹을 수 있다는 행복감에 얼마나 벅찬 노릇인가.

격앙된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

그새 또 오른 버스요금 900원을 내고 대학로 집회에 갈 여유가 없잖은가.

살기 참 퍽퍽하다.

돈이 문제이다.

 

미국은 아메리카 땅에서 인디언 대표와 담판을 지었었다.

먹고살기에 싸고 편한 것을 주고는 광활한 땅을 조금씩 차지해 버렸었다.

그 후 어떤 세월이 지났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최근 일어났던 두 사건의 유사성에서

나는 내 정신을 놓지 않고 있을 뿐이다.

사건은 IMF, FTA이며,

그 어휘가 끝말잇기놀이와 같으나,

놀이를 계속하면 결국 승자가 AMERICA라는 것이 훤히 보인다.

 

그런데 그 잘난 AMERICA가 무역적자에 허덕이다 못해

자유무역을 운운하는 것이 참 우습다.

그들 역시 돈 때문에 살기가 퍽퍽한가 보다.

그래도 그렇지.

힘없는 나를 두 번씩 울리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

지난번은 유로 때문에 울리더니, 이번에는 위안 때문에 나를 울린다.

자기들 고향인 유럽에서 유로라는 세력권이 생겼을 때에

달러권을 단속한다고 IMF를 터뜨리더니,

요참에는 중국에서 위안화가 부상하자

그를 경계하여 나를 FTA로 묶고 있다.

 

그러나 끝말잇기를 계속해 보면,

AMERICA 다음에는 ASIA, 그 다음에는 ACU(Asian Currency Unit, 아시아단일통화)이잖은가.

나는 희망을 품는다.

IMF 그 때에도 희망을 품었었다.

못난 아비는 지금 값싼 쇠고기를 사먹지만,

나중에 내 아이가 FTA로 인하여

한우보다 비싼 광우병 쇠고기를 사먹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 믿는다.

왜냐하면 미국이 이 땅에서 그들처럼 살게 만들려 할지 몰라도,

나는 내 생활의 진심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6일

 

사진/글 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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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大韓民國 國旗에 관한 規程 제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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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大邱高等法院은

“국기에 경례하는 것은 종교적 이유로도

거부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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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길을 가다 멈춰, 無念無想…

지금은, 생존의 몸짓으로 부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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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태극의 빨강과 파랑이 뒤바뀌는 수난,

분단과 전쟁과 빈곤과

독재와 절망의 現代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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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자본주의 첫 광고처럼

세계 제1의 근대화를 꿈꿨는데,

1997년 11월 21일 “IMF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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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일천구백사십오년 國恥의 끝에서

냉전의 초소가 된 나라,

아메리카와 혈맹을 맺고

국가가 주도하는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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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무릇 기회 있는 자는

共存의 이웃을 생각하지 않는다.

적산과 원조와 차관을 안고

보릿고개를 넘는 척, 자체의 모순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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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생활을 아메리카 스타일로!

세계화 세계화

달러권에 맞춰 살라 하며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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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햇살이 들지 않는 곳에 기어드는

자본주의 아메리카,

자동차가 어떻다고 하면 그런 것이고

쌀을 내놓으라면 또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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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태극기 앞에 무엇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인가.

“죽어 죽어 모든 전쟁의 집행자…

침략자야 너 미안하지 않니”

노래하나 삶은 언제나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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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靑과 紅의 음양을 마다 하는 혼돈,

綠이 슬 때 祿을 먹는 사람들은

태극마저 희미한 乾坤坎離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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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8년 5월, 실업자수 150만명.

강술을 들이켜며

만신창이가 된 육신을 마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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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죄인 아닌 죄인으로

형장의 이슬처럼 허리띠를 졸라

죽어야 할

하루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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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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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서울역 1층 대합실엘 가면

하루를 더 살 욕심을 망각하지 않으면서

실직에 노숙하는 세월이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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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형장에 선 나무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제 자리가 아닌 삶은….

닫으면 금방 열릴 것 같지만

차마 들어설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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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선일여상 1학년 신은미 양,

“…

나의 꿈 속에 아름다운 세상이 있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하나가 되는 거야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

OPPA의 노래 ‘애국심’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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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OPPA의 옷차림 따라 태극기를 가방에 붙였다.

IMF 운운하며 그게 다 商術이 됐다.

값싼 애국심이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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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당차게 말하는 아이들에게서

乾坤은 하늘과 땅, 坎離는 물과 불

정의와 공리와 지혜와 정열을 배우지만,

나는 아직 내 이웃의 손을 잡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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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서울역 앞에 서면 다같은 고향이 있다.

홀로 선 내 이웃의 손을 잡아본다.

백의민족, 그 핏줄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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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흰 저고리에 쪽빛 바지를 살린다.

생활한복이 열린다.

넥타이를 잠시 풀었다고 하여

겨레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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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블루 진, 아메리카 청바지를 받아들여

잠뱅이 같은 청바지를 만든 나라,

우리 솜씨로 우리답게

입고 먹고 사는 自生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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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일어선다, 붉은 악마여!

태극기 휘날리며 힘차게 뛰자.

조국과 민족의 영광을 기다리며,

사랑한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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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自主民權,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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