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얼굴

첫날밤에

여여얼굴 2009. 9. 27. 01:15

통일이야기 | 첫날밤에

 

 

첫날밤에

 

 


첫날밤에 당신을 믿으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음 달랜 줄 아세요?

해가 뜨면 떠나야 할 당신에게 안겨,
저민 가슴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당신은 곧 돌아올 것이라고 했지만,
진정 보내고 싶진 않았어요.

 

보세요?
참.. 긴 세월이 흘렀잖아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섬에서 뭍으로 나와 당신을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

길을 가다 가다
아.. 길이 없어 또 얼마나 울었는지 아세요?

 

뱃길을 열었다는 소리를 들어
그리 갔더니 금강 가는 유람이라 합디다.

 

당신을 찾아
봄여름가을겨울
금수강산 두루두루 보고 싶은데..

옆집 개똥 엄마 사는 것.. 부럽지 않게
당신은 물지게 지고.. 저는 물동이 이고..
물독 넘쳐나게 사랑을 찾고 싶은데..

당신은 아무 소식이 없네요..

 

그러나 첫날밤.. 당신의 입맞춤을 그리워하며
떨리는 손을 잡을 날.. 기다립니다.
다시 하나임을 믿으니까요.
하나임을!

 

금강 가는 뱃길을 열었는데,
뭍에서 뭍으로 가는 철길을 열고
그렇게 다시 못 만나겠어요?

당신을 만나면
진정 하나임을 믿으며..
입맞춤 낯설지 않게
오랜 세월 헤어졌다 하여
낯설지 않게
그리 하렵니다.

 

"사랑해요!"

 

2002년 12월 8일 사진/글 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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